그래서 공덕 클럽을 추천할 때는 조금 다른 기준을 쓴다. 나침반 방향을 맞추기보다는 병 뒷면의 라벨을 먼저 읽는다. 인테리어는 현란하고 네온사인이 번쩍이는데 골라놓은 보드카가 싸구려 트레이드마크 달린 거라면, 그 집은 결국 그런 수준이다. 관리자가 장비 돈은 썼어도 입하는 주류에서 퀄리티를 타협했다는 뜻이다. 공덕 쪽은 묘하게 인테리어에 돈을 아끼면서도 기본 주류 라인업은 제법 깐깐하게 갖춘 집들이 눈에 띈다. 겉포장에 자본을 쏟아부으며 입닛값을 부르는 곳마다 병 안의 내용물은 영 아닌 경우를 꽤 봤다. 그런 면에서 공덕 일대는 오히려 인위적인 간판이나 조명 투자보다 손님 입에 들어갈 술의 질에 무게를 둬서 좋다.
일반인들은 다들 분위기 타려고 클럽을 찾는다고들 하지만 솔직히 둘러보면 그렇지도 않다. 무명 보드카 몇 잔 들이키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는 풍경이 대부분이다. 펀칭한 음악 소음에 귀가 아파오기 전에, 우리가 마시는 게 뭔지는 직접 확인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지극히 소박한 의심이긴 한데, 그런 사소한 경향으로 공덕 클럽들을 줄 세워 보면 은근히 교묘한 바가 걸러진다. 화려한 조명이 눈을 멀게 하는 바닥에서 나침반보다 병이 가리키는 방향이 종종 더 정확한 법이다.
그렇다고 공덕 일대에 모든 밤의 거리 풍경이 전적으로 주류 품질만큼 반듯하다는 뜻은 아니다. 입장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눈치가 서고 통로가 비좁은 실내 구조는 가끔 팝콘이 차올라서 관전 포인트가 되곤 한다. 비싸고 인기 있다고 떠드는 곳이 의외로 환기나 동선 쪽으로는 졸열상을 보여주는 걸 보면, 웃음이 나올 따름이다. 그냥 이 공덕 클럽 추천은 분위기나 인기 척도 따위로 순서를 정하지 않는다. 테이블에 놓여 있는 병위에 찍힌 상표가 얼마나 상식적인가로만 하나 남기고 하나 지운다. 다들 웅장한 사운드 시스템이나 화려한 무대 디자인부터 찬찬히 기웃거리겠지만, 나는 일단 주류 확인부터 한다. 언제든 반대로 가는 재미가 쏠쏠한 이 방식이 나쁘지도 않은 것 같다.